불태봉(佛台峯·710m)은 그동안 남쪽 산자락에 훈련소가 있어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최근 통행이 완화되면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불태산 가까이에 북동쪽으로 병장산(685m)과 동쪽으로 병풍산(822m)이 위치하고 있다.
산줄기는 호남정맥이 추월산에서 내장산으로 내닫다가 도장봉 부근에서 남쪽으로 가지 친 지맥이 도마산, 투구봉, 병풍산을 일구고, 병풍산에 이르면 두 갈래를 친다. 북쪽은 송대봉과 장군봉으로 가고, 남쪽은 마운데미, 천봉, 불태산을 이루고 어등산까지 뻗어가다가 황룡강과 영산강에 가로막혀 여맥을 다한다.
불태산 주변에는 송강 정철과 석탄 이기남이 강학했던 정이암터를 비롯한 상청사, 하청사, 인월사 등 80여 개 절터와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많다. 특히 나옹대사가 창건한 나옹암터에는 마애불상이 남아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옛 영화를 말해 준다. 신라 때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하청사는 매월당 김시습과 하서 김인후의 시에 등장하고, 인월사엔 매월당이 남긴 시 한 편이 현재까지 전해온다.
불태산 남쪽의 진원면은 조선 성리학의 6대가(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서경덕, 임성주, 이진상, 기정진) 중의 한 사람인 노사 기정진의 고산서원이 있고, 불태산 산신령이 점지해 비범한 아이가 태어났으나 부모의 실수로 장수가 되자 못한 장군굴에 얽힌 비극의 전설도 전해온다.
불태봉 정상에 닿으면 이곳도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막힘없이 좋다. 북쪽은 병장산, 천봉, 한재, 내장산, 백암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풍산 신선대와 깃대봉(정상), 만남재와 유난히 뾰족한 삼인산이 인상 깊다. 그 너머로 강천산과 추월산이 손짓한다. 동쪽은 담양읍과 수북면, 대전면이 지척이고, 남쪽은 광주의 아파트 숲과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등산코스>
1코스
유탕리 서동 마을-동쪽 안부-(2.8km)-마운데미-(1km)-병장산-마운데미-천봉-(3.5km)-불태산-갓봉(불태2봉)-깃대봉(602.4m봉)-(3km)-갈림길 능선-북릉-(2km)-서동 <12.3km·6시간 소요>
2코스
유탕 마을 정자 뒤-계곡-헬기장-(4.5km)-병장산-마운데미-천봉-(3.5km)-불태산 -귀바위 -(5.5km) -이재산성 -북릉 -(2.5km) -유탕 마을 <16km·7시간30분 소요>
3코스
한재 -(1km) -병장산 -마운데미 -천봉 -(3.5km) -불태산 -갓봉 -(2km) -깃대봉 -(1.2km) -진원 마을 <7.7km·4시간 소요>
4코스
장성읍 중앙초교-제봉산 -이재산성 -(5km) -귀바위 -깃대봉 -(4km) -불태산 -천봉 -마운데미-(3.5km) -병장산 -마운데미 -(3.8km) -서동 마을 <16.3km, 8시간 소요>
5코스
학동-(1.8km)-능선-(1km) -불태산 -천봉 -마운데미 -(3.5km) -병장산 -마운데미 -(3.8km) -서동 <10.1km, 5시간 소요>
6코스
장성읍 중앙초교 -제봉산 -이재산성 -(5km) -귀바위 -깃대봉 -(4km) -불태산 -천봉 -마운데미 -(3.5km) -대치(1km)
불태봉 710m·전남 장성, 담양 경계능선, 송강의 발자취와 견훤의 탄생설화 간직 - 등산코스 사방댐 → (1.4Km) → 큰재 → (1.3Km) → 깃대봉 →(1.3Km) → 사방댐 (총4km, 2시간 소요) ` 진원산성 → (0.4Km) → 대절봉 → (1Km) → 사방댐 → (1.3Km) → 귀바위 → (1.7Km) → 깃대봉 → (2.6Km) → 진원산성 (총7km, 4시간 소요) 학동 → (1.8Km) → 성틀재 → (0.8Km) → 깃대봉 → (1.7Km) → 귀바위 → (0.8Km) → 이재산성 → (3Km) →재봉산 (총8.1km, 5시간 소요) 진원산성 → (2.7Km) → 귀바위 → (1.7Km) → 깃대봉 → (0.8Km) → 성틀재 → (1.8Km) → 학동 → (3Km) →진원산성 (총10km, 6시간 소요) 선동 → (1.6Km) → 매봉 → (0.3Km) → 이재산성 → (0.8Km) → 귀바위 → (2.5Km) → 성틀재 → (0.7Km) → 갓봉 → (0.6Km) → 불태봉 → (3.5Km) → 한재골 (총10km, 7시간 소요)
삼국시대부터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홍길동의 고장이자, 친환경도시인 장성의 불태산 주변이 최근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탄생과 성장지로 부상하며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불태봉(佛台峯·710m)은 그동안 남쪽 산자락에 훈련소가 있어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최근 통행이 완화되면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불태산 가까이에 북동쪽으로 병장산(685m)과 동쪽으로 병풍산(822m)이 위치하고 있다.
불태산 주변에는 송강 정철과 석탄 이기남이 강학했던 정이암터를 비롯한 상청사, 하청사, 인월사 등 80여 개 절터와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많다. 특히 나옹대사가 창건한 나옹암터에는 마애불상이 남아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옛 영화를 말해 준다. 신라 때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하청사는 매월당 김시습과 하서 김인후의 시에 등장하고, 인월사엔 매월당이 남긴 시 한 편이 현재까지 전해온다.
병장산과 불태산 서쪽 자락이 포근히 감싸는 유탕리 서동은 김해김씨가 500년 전에 형성한 마을로 원래 운동(雲洞)이었으나 서골과 상동으로 분리됐다가 해방 후 서동(西洞)으로 개명됐다. 한국전쟁 때는 70세대가 모두 전소되는 수난을 당했었다.
불태산은 아마도 80여 개 사찰이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데 연유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사찰들이 오늘날에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불태산 남쪽의 진원면은 조선 성리학의 6대가(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서경덕, 임성주, 이진상, 기정진) 중의 한 사람인 노사 기정진의 고산서원이 있고, 불태산 산신령이 점지해 비범한 아이가 태어났으나 부모의 실수로 장수가 되지 못한 장군굴에 얽힌 비극의 전설도 전해온다.
산줄기는 호남정맥이 추월산에서 내장산으로 내닫다가 도장봉 부근에서 남쪽으로 가지 친 지맥이 도마산, 투구봉, 병풍산을 일구고, 병풍산에 이르면 두 갈래를 친다. 북쪽은 송대봉과 장군봉으로 가고, 남쪽은 마운데미, 천봉, 불태산을 이루고 어등산까지 뻗어가다가 황룡강과 영산강에 가로막혀 여맥을 다한다.
물줄기는 서쪽은 장성호와 황룡강, 동쪽은 담양호를 통하여 영산강에 합수되어 목포 앞바다에서 서해에 살을 섞는다.
낙엽 쌓인 너덜길을 오르면 흰 페인트로 바위에 천씨(千氏)라고 써 놓고 화살표를 그려 놓아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마도 천씨의 묘소 가는 길인 성싶다. 넓은 분지를 지나면 잡목이 무성한 마운데미다(유탕리에서 45분 거리). 옛적에 장성을 넘어 다녔다는 의미로 장성고개로도 불린다. 동쪽은 한재와 대산농장으로 이어지는 잘록 사이로 병풍산과 삼인산이 얼굴을 내밀고, 남쪽은 천봉과 불태산, 북쪽은 병장산으로 이어진다. 지형이 마치 V자처럼 돼 있어 양쪽 산을 오르는 데 무척 힘이 든다.
헬기장에서 대산농장으로 가는 길을 만나면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잡목과 가시덤불이 옷을 잡아채며 앙탈을 부린다. 병풍산과 한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도로가 한눈에 잡힌다. 코가 땅에 닿을 듯이 힘들게 고스락을 오르노라면 마치 지위가 높고 어른이 될수록 만고풍상을 가슴으로 삭여야 하는 인생여정 같다.
작은 태극기와 빛바랜 안산의 김정길, 고산, 산부리, 맨발의 리본이 바람에 춤추는 병장산 정상에 닿으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유탕리에서 1시간20분 거리). 동으로 병풍산, 남으로 천봉, 불태산, 삼인산, 무등산, 북으로 내장산, 추월산, 회문산, 백암산, 서로 장성이 한눈에 잡힌다.
병장산 정상에서 서쪽 능선을 타고 가다 중간에서 계곡을 지나 유탕 마을 정자 뒤로 하산길이 좋은 편이다. 서쪽 능선을 타고 더 가다가 성산리로 빠지는 길은 좋지 않다.
병장산 정상에서 마운데미까지 단숨에 되돌아 내려오면 옛적에 숯을 구웠다는 큰 구덩이가 제법 많다. 천봉 오름길도 병장산처럼 만만치 않지만 소나무 숲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공기와 피톤치드 덕택에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는 천봉의 이름 때문인지 주변의 산과 들이 한눈에 조망된다며 환호성을 지른다(병장산에서 1시간10분 거리). 남쪽으로 연이어지는 불태산 줄기가 위연하고 송림을 지나면 산줄기가 뚝 떨어지며 잘록이에 닿는데 하산로가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송림과 산죽, 너럭바위를 지나 불태산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스릴 넘치는 암릉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 암릉과 송림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매력이다.
불태봉 정상(병장산에서 2시간 거리)에 닿으면 이곳도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막힘없이 좋다. 북쪽은 병장산, 천봉, 한재, 내장산, 백암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풍산 신선대와 깃대봉(정상), 만남재와 유난히 뾰족한 삼인산이 인상 깊다. 그 너머로 강천산과 추월산이 손짓한다. 동쪽은 담양읍과 수북면, 대전면이 지척이고, 남쪽은 광주의 아파트 숲과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원래 정상에서 갓봉(불태2봉) 암봉들이 줄지어 마중 나온다. 갓봉에서 보는 산줄기가 더욱 멋있고 장엄하다. 갓봉의 서쪽 암벽 아래에서 먼저 간 팀과 합류한 뒤,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서면 추월산이 병풍산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한다. 아름다운 소나무 능선에서 장성군에서 설치한 벤치와 이정표가 반겨 맞는다. 남쪽 학동(1.8Km) 길을 버리고, 서쪽 귀바위(2.5Km) 방향으로 직진하면 데크계단이 설치돼 산행이 한결 수월하다.
삼각점(담양 313)이 있는 헬기장에 닿으면 이정표가 남쪽(진원 1.2Km), 서쪽 귀바위(1.7Km)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곳 아래에 장성-담양 간 고속국도와 터널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달린다. 산죽 길을 내려서면 갈림길 능선이다. 서쪽은 귀바위(1.2Km)-이재산성-제봉산-장성읍으로 이어진다.
♣ 불태산(710m. 장성, 담양 )
영산강 흐르는 들판 건너로 무등산과 광주시가 한눈에
불태산은 전남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과 담양군 대전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불태산의 모산은 담양 병풍산(822.2m)이다. 병풍산에서 서진하는 능선은 한재(대치)에서 잠시 가라앉은 다음, 다시 고도를 높여 병장산(685m)을 들어올린다.
이 능선은 병장산에서 남으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다가 약 2.5km 거리에다 불태산을 빚은 다음,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광주시 광산구까지 이어지다가 여맥을 황룡강과 영산강에다 모두 가라앉힌다.
불태산과 이웃하고 있는 병풍산은 광주시민들이 근교산행지로 많이 찾는 산이다. 그러나 불태산은 병풍산처럼 많이 찾지는 않는다. 그동안 산 자락에 훈련소가 자리해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 따라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광주권 등산인들이 찾기 시작하고 있다.
산행기점인 진원면과 대전면(대치)까지는 광주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고 있어서 광주에서는 당일 근교산행코스로 찾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산행은 한재에서 시작해 주능선~정상~602.4m봉이 이른 다음, 진원리로 내려오는 종주코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는 이 코스를 역으로 타기도 한다.
한재에서 서쪽 병장산을 넘어 불태산 북릉 첫번째 안부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된다. 그러나 한재로 오르기 전인 대산농원에서 서쪽 지계곡 길을 이용하면 20분 이내에 이 안부로 오를 수 있다. 따라서 대개 시간이 더 걸리고 초장부터 체력 소모가 많은 한재보다는 대산농원에서 북릉으로 올라간다.
대산농원에서 서쪽 계곡 안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15분 올라가면 길 오른쪽으로 물이 마르지 않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샘터가 있다.샘터가 존재한다는 것은 옛날 이 고갯길이 장성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샘터에서 동쪽으로는 병풍산 만남재(일명 마흔고개)와 일맥상통되고, 만남재에서 계속 동으로는 수북~담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샘터를 뒤로하고 불과 1~2분 더 오르면 큰 나무들이 숲그늘을 드리운 북릉 첫번째 안부를 밟는다. 안부는 펑퍼짐한 지형으로 아늑한 분위기다. 안부를 뒤로하고 큰 소나무와 잡목들이 숲을 이루는 길로 15분 오르면 산죽 군락이 나타난다. 산죽군락을 지나 15분 더 오르면 30여 평 넓이 공터로 들어선다.
공터를 지나 약 80m 더 나가면 남쪽으로 정상이 보이는 천봉(675m)을 밟는다. 천봉을 뒤로하면 다시 숲길이다. 15분 내려서면 작은 안부를 지나간다. 이어 약 25분 올라가면 나오는 산죽군락을 따라 3분 더 오르면 소나무 아래 휴식장소가 나온다. 휴식장소에서 15분 더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터지면서 정면으로 고만고만한 높이인 4개 암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네번째 암봉이 정상이다.
정상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를 오르내리며 10분 거리에 이르면 불태산 정상을 밟는다. 정상에서는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천봉과 병장산이 한재와 함께 조망된다. 한재 넘어 멀리로 내장산과 백양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한재 오른쪽으로는 병풍산 신선대와 정상인 깃대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신선대 아래 만남재와 삼인산 너머 멀리로는 추월산 강천산도 조망된다.
삼인산 아래로는 한재골이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한재골 하류로는 대아저수지가 멀리 수북 담양읍과 함께 펼쳐져 보인다. 대아조수지 오른쪽인 남동으로는 대전면 소재지인 대치리가 멀리 영산강이 가로지르는 봉산평야와 함께 시원하게 터진다.
남으로는 광주시 북구 아파트단지와 함께 무등산이 시야에 와닿는다. 남서쪽으로는 마치 나타 등허리 같은 봉우리들이 솟구친 남서릉이 눈길을 끈다. 북서쪽으로 장성읍으로 패어져 내린 유탕리 협곡이 멀리 문수산(621m) 줄기와 함께 조망된다.
하산은 남서릉을 탄다. 남서릉으로 10분 거리에 이르면 정상보다는 조금 낮은 암봉 꼭대기에 닿는다. 암봉을 내려서서 바위지대를 오르내리며 50분 거리에 이르면 2m 높이 절벽에 6m 밧줄이 매어진 장소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오른쪽 산죽군락 속으로 우회하는 안전한 길로 들어간 다음 왼쪽 능선으로 다시 올라가 10분 거리에 이르면 바위가 사라지는 흙길로 이어진다. 흙길로 1분 가면 왼쪽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이 훨씬 뚜렷하다. 그러나 이 길은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흐릿한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8~9분 가면 작은 공터에 닿는다. 작은 공터를 지나 서쪽으로 향하는 능선길로 3~4분 더 나가면 40여 평 공터가 있는 602.4m봉에 닿는다.
602.4m봉에서 하산길은 두 코스가 있다. 고산저수지(지형도에는 진원제) 방면 남서릉 길로 내려가는 길과 북서릉 약 1.5km 간 곳인 안부에서 남쪽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남서릉 길은 프란세스꼬의 집 앞을 지나 진원리로 내려가게 된다. 대부분 602.4m봉에서 이 길로 하산한다.
602.4m봉 북서릉 안부에서 남쪽 계곡길로 내려서는 길은 옛 군부대터를 지나 고산저수지 서쪽 대나무숲 사잇길을 걸어서 진원리까지 나오는데, 이 코스는 602.4m봉 남서릉 길보다 약 2km를 더 걷는다.
한재 못미처 대산농원을 출발해 북릉 안부~천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서릉~602.4m봉~북서릉~안부~남쪽 계곡~옛 군부대터~대나무숲~고산저수지~진원리~진원면사무소 앞으로 나오는 산행거리는 약 11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주의
평일에는 산 아래에서 군사훈련이 실시된다. 그러나 토,공휴일에는 군사훈련이 없으므로 마음 놓고 산행이 가능하다. 다음은 정상~602.4m봉 사이 능선에서는 남쪽으로는 어떠한 길이라도 내려가지 말아야 한다.
<등산코스>
한재 대산농원 - 북릉 안부 - 천봉 - 정상 - 남서릉 - 602.4m봉 - 북서릉 - 안부 - 남쪽 계곡 - 옛 군부대터 - 대나무숲 - 고산저수지 - 진원리 - 진원면사무소 앞 (약 11km, 5시간)
○ 제1코스 : 유탕리 서동 마을~동쪽 안부~(2.8km)~마운데미~(1km)~병장산~마운데미~천봉~(3.5km)~불태산~갓봉(불태2봉)~깃대봉(602.4m봉)~(3km)~갈림길 능선~북릉~(2km)~서동 <12.3km·6시간 소요>
○제2코스 : 유탕 마을 정자 뒤~계곡~헬기장~(4.5km)~병장산~마운데미~천봉~(3.5km)~불태산~귀바위봉~(5.5km)~이재산성~북릉~(2.5km)~유탕 마을 <16km·7시간30분 소요>
○제3코스 : 한재~(1km)~병장산~마운데미~천봉~(3.5km)~불태산~갓봉~(2km)~깃대봉~(1.2km)~진원 마을 <7.7km·4시간 소요>
○제4코스 : 장성읍 중앙초교~재봉산~이재산성~(5km)~귀바위~깃대봉~(4km)~불태산~천봉~마운데미~(3.5km)~병장산~마운데미~(3.8km)~서동 마을 <16.3km, 8시간 소요>
○제5코스 : 학동~(1.8km)능선~(1km)~불태산~천봉~마운데미~(3.5km)~병장산~마운데미~(3.8km)~서동 <10.1km, 5시간 소요>
○ 산행코스
- A코스:장성중앙초-재봉산-이재산성-깃대봉-갓봉-불태산-천봉-한재(L=14km, 6시간)
- B코스:장성중앙초-재봉산-이재산성-갈림길-서동정-한재(L=11km, 4시간)
<산행기>
불태산(710m. 전남 장성)
송강의 발자취와 견훤의 탄생설화 간직
삼국시대부터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홍길동의 고장이자, 친환경도시인 장성의 불태산 주변이 최근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탄생과 성장지로 부상하며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불태산(佛台山·710m)은 그동안 남쪽 산자락에 군훈련소가 있어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최근 통행이 완화되면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병장산(685m)은 병풍산과 불태산의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두 산의 명성에 숨죽여왔을 뿐만 아니라,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사람의 발길마저 거의 닿지 않은 곳이다.
불태산 주변에는 송강 정철과 석탄 이기남이 강학했던 정이암터를 비롯한 상청사, 하청사, 인월사 등 80여 개 절터와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많다. 특히 나옹대사가 창건한 나옹암터에는 마애불상이 남아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옛 영화를 말해 준다. 신라 때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하청사는 매월당 김시습과 하서 김인후의 시에 등장하고, 인월사엔 매월당이 남긴 시 한 편이 현재까지 전해온다.
병장산과 불태산 서쪽 자락이 포근히 감싸는 유탕리 서동은 김해김씨가 500년 전에 형성한 마을로 원래 운동(雲洞)이었으나 서골과 상동으로 분리됐다가 해방 후 서동(西洞)으로 개명됐다. 한국전쟁 때는 70세대가 모두 전소되는 수난을 당했었다.
장성군에서 발간한 문화유적에는 병장산은 병봉산, 불태산은 불대산(佛大山)으로 나와 있다. 원래 장성군에서 사용하는 이름이 맞는데 후대에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산 이름이 바뀐 것 같다고 37년 산행경력의 불태산 마니아 김환기씨는 해석했다.
또 지형도에는 병장산이 병풍산으로 표기돼 있어 일제강점기에 주권을 빼앗긴 우리나라를 연상케 한다. 불태산은 아마도 80여 개 사찰이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데 연유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사찰들이 오늘날에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불태산 남쪽의 진원면은 조선 성리학의 6대가(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서경덕, 임성주, 이진상, 기정진) 중의 한 사람인 노사 기정진의 고산서원이 있고, 불태산 산신령이 점지해 비범한 아이가 태어났으나 부모의 실수로 장수가 되자 못한 장군굴에 얽힌 비극의 전설도 전해온다.
산줄기는 호남정맥이 추월산에서 내장산으로 내닫다가 도장봉 부근에서 남쪽으로 가지 친 지맥이 도마산, 투구봉, 병풍산을 일구고, 병풍산에 이르면 두 갈래를 친다. 북쪽은 송대봉과 장군봉으로 가고, 남쪽은 마운데미, 천봉, 불태산을 이루고 어등산까지 뻗어가다가 황룡강과 영산강에 가로막혀 여맥을 다한다.
물줄기는 서쪽은 장성호와 황룡강, 동쪽은 담양호를 통하여 영산강에 합수되어 목포 앞바다에서 서해에 살을 섞는다.
이번 산행은 전남북의 산꾼(전북산사랑회, 전주 선덕산악회, 광주 호남산우회, 오름산악회)들이 불태산의 유적과 향토문화에 관심이 많은 김환기, 노경호씨의 고증과 안내를 받아 제1코스를 답사했다. 유탕리 서동에서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장산과 불태산줄기가 말발굽처럼 한눈에 잡히고, 말안장 같은 마운데미 너머로 병풍산 투구봉이 두 귀를 쫑긋 세운 토끼처럼 다가온다.
동쪽 마운데미를 향해 시멘트길을 걷다가 소나무숲으로 들면 솔가루가 노랗게 수를 놓은 비단길에 상수도보호구역이란 팻말이 보인다. 여름철엔 입산금지다. 선덕산악회 박영근 회장과 김종석 총무가 산행 길잡이인 리본을 갈림길과 헛갈리는 곳마다 매느라 바쁘다.
낙엽 쌓인 너덜길을 오르면 흰 페인트로 바위에 천씨(千氏)라고 써 놓고 화살표를 그려 놓아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마도 천씨의 묘소 가는 길인 성싶다. 넓은 분지를 지나면 잡목이 무성한 마운데미다(유탕리에서 45분 거리). 옛적에 장성을 넘어다녔다는 의미로 장성고개로도 불린다. 동쪽은 한재와 대산농장으로 이어지는 잘록이 사이로 병풍산과 삼인산이 얼굴을 내밀고, 남쪽은 천봉과 불태산, 북쪽은 병장산으로 이어진다. 지형이 마치 V자처럼 돼 있어 양쪽 산을 오르는 데 무척 힘이 든다.
헬기장에서 대산농장으로 가는 길을 만나면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잡목과 가시덤불이 옷을 잡아채며 앙탈을 부린다. 병풍산과 한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도로가 한눈에 잡힌다. 코가 땅에 닿을 듯이 힘들게 고스락을 오르노라면 마치 지위가 높고 어른이 될수록 만고풍상을 가슴으로 삭여야 하는 인생여정 같다.
전망 좋은 바위에 서면 주변 산들이 첩첩이 다가오고, 곧이어 동쪽 한재에서 오는 길을 넓은 길을 만난다. 북풍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에 두 나무 사이에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천연침대가 나오자 김환기, 박영근, 양흥식씨가 그곳에 앉아 신선 흉내를 내며 좌중을 웃긴다.
작은 태극기와 빛바랜 안산의 김정길, 고산, 산부리, 맨발의 리본이 바람에 춤추는 병장산 정상에 닿으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유탕리에서 1시간20분 거리). 동으로 병풍산, 남으로 천봉, 불태산, 삼인산, 무등산, 북으로 내장산, 추월산, 회문산, 백암산, 서로 장성이 한눈에 잡힌다.
병장산 정상에서 김환기씨가 개척한 서쪽 능선을 타고 가다 중간에서 계곡을 지나 유탕 마을 정자 뒤로 하산길이 좋은 편이다. 서쪽 능선을 타고 더 가다가 성산리로 빠지는 길은 좋지 않다.
병장산 정상에서 마운데미까지 단숨에 되돌아 내려오면 옛적에 숯을 구웠다는 큰 구덩이가 제법 많다. 천봉 오름길도 병장산처럼 만만치 않지만 소나무숲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공기와 피톤치드 덕택에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장혜경씨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는 천봉의 이름 때문인지 주변의 산과 들이 한눈에 조망된다며 환호성을 지른다(병장산에서 1시간10분 거리). 남쪽으로 연이어지는 불태산 줄기가 위연하고 송림을 지나면 산줄기가 뚝 떨어지며 잘록이에 닿는데 하산로가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송림과 산죽, 너럭바위를 지나 불태산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스릴 넘치는 암릉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 암릉과 송림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매력이다.
불태산 정상(병장산에서 2시간 거리)에 닿으면 이곳도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막힘없이 좋다. 북쪽은 병장산, 천봉, 한재, 내장산, 백암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풍산 신선대와 깃대봉(정상), 만남재와 유난히 뾰족한 삼인산이 인상 깊다. 그 너머로 강천산과 추월산이 손짓한다. 동쪽은 담양읍과 수북면, 대전면이 지척이고, 남쪽은 광주의 아파트 숲과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원래 정상에서 서쪽 유탕리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나옹암터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남서쪽 암릉을 종주키로 했다. 신선과 선녀가 된 기분으로 천도주(天桃酒?)를 반주 삼아 오찬을 즐기고 서쪽 능선을 내려서면 우람한 갓봉(불태2봉) 암봉들이 줄지어 마중 나온다. 갓봉에서 보는 산줄기가 더욱 멋있고 장엄하다.
갓봉의 서쪽 암벽 아래에서 먼저 간 팀과 합류한 뒤,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서면 추월산이 병풍산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한다. 아름다운 소나무 능선에서 장성군에서 설치한 벤치와 이정표가 반겨 맞는다. 남쪽 학동(1.8km) 길을 버리고, 서쪽 귀바위봉(2.5km) 방향으로 직진하면 철계단이 설치돼 산행이 한결 수월하다.
삼각점(담양 313)이 있는 헬기장에 닿으면 이정표가 남쪽(진원 1.2km), 서쪽 귀바위(1.7km)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곳 아래에 장성-담양 간 고속국도와 터널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달린다. 산죽 길을 내려서면 갈림길 능선이다. 서쪽은 귀바위(1.2km)-이재산성-재봉산-장성읍으로 이어진다. 유탕리 서동에 차량이 있어 김환기씨가 개척한 북릉으로 내려섰다. 곧이어 이름 없는 묘소와 행주기씨 묘소를 만나고 송림과 산죽 길을 내려서면 멧돼지가 잔치를 벌인 통정대부 전주이씨 묘소에 닿는다.
솔향기 그윽한 송림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수려한 계곡 건너편에 파란 색 당집과 앙증맞은 현수교가 반긴다. 우측 임도를 따라가면 들머리였던 서동에 닿는다(불태산에서 2시간35분 거리). 서동정에서 마음씨 좋은 김형주씨(393-4520)가 마을 유래를 청산유수로 설명해 줬다. 노경호, 김환기씨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하산주는 산행의 피로를 봄눈 녹듯이 풀어주며 산정(山情)이 새록새록 들게 했다.[월간 산]
<주변관광>
홍길동 생가지
홍길동은 실존인물로 한국인을 대표하는 최초의 민중영웅인 동시에 역사에서는 반역자, 또는 도적으로 기록돼 있고, 소설에서는 봉건제도에 대쪽 같이 맞서 만민평등의 이념으로 활빈당을 이끌고 이상국가(일본 오키나와, 율도국)를 건설한 인물이다.
장성군은 조선왕조실록과 충분한 고증을 통해 홍길동 생가터를 중심으로 주춧돌과 백자분청자기 발굴, 생가복원, 홍길동전시관, 100여 권의 관련도서 등을 구비하여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에 생가지를 조성했다. 조선왕조실록의 연산군일기와 중종실록에 홍길동의 발자취가 상세하게 나타나 있다. 남양홍씨 남양군파 족보에는 홍상직의 서자인 길동은 삭제되고, 일동과 귀동 두 아들만 나와 있고, 1920년에 발간된 만성대동보에는 길동(吉童)이 도술을 부렸던 자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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