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아미산(515.5m) 산행안내
◈산 행 지 : 전북 순창군 순창읍 아미산
◈산행코스 : 88고속도로 굴다리(송정)~김해김씨비~사거리쉼터~아미산~시루봉~신선바위~배미산~신선바위~
시루봉~아미산~사가리쉼터~88고속도로 굴다리(원점회귀산행)
◈산행시간 : 4시간 (약8Km)
ㅇ산행사진
88고속국도 굴다리(들머리)
아미산
아미산 철계단
못토재에서 바라본 아미산
▶ 산소개
조선의 대학자이며 풍수지리에 능통한 서거정은 아미산 품에 안겨 있는 순창을 '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평가했고, 시인묵객들은 '산은 높으나 그윽하다'고 예찬했다. 지리적으로 본 아미산은 북쪽에는 조선시대 궁중진상품으로 유명한 전통 고추장을 재현하는 민속마을을 품었다. 동쪽의 남산에는 조선시대의 최고의 정자로 담양 면암정과 쌍벽을 이루는 귀래정과 우리나라 전통 지리서인 산경표를 편찬한 여암 신경준 생가, 그리고 순창이 나은 권일송 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서쪽 금과 방향으로 뻗어간 산줄기에는 다섯 명의 재상이 태어날 명당이 있어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다.
향토사학자 양상화씨에 의하면 순창에서 본 아미산은 배의 형상이라 배산으로 불렸던 것을 일본인들이 천지개벽 때 배를 매어 두었던 배맨산으로 왜곡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금과 방향에서는 미인의 눈썹 또는 초승달을 닮은 중국의 산동성 백산현에 있는 아미산과 같은 의미로 부른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산이 높고 험하다는 의미로 정상을 아미산, 서남쪽 금과로 뻗어나온 산줄기에 있는 다섯 봉우리 중 414봉은 중아미산, 끝 봉은 소아미산으로 기록됐다. 반면 양상화씨는 서남쪽 금과 방향으로 용처럼 꿈틀거리며 뻗어가는 산줄기에 다섯 봉우리가 첨예하게 솟아 있는 것을 다섯 재상이 태어날 명당이라고 했다. 그 산줄기 아래에 400년 전부터 부자들이 집성촌을 이루는 대장리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다섯 명의 재상이 나올 것을 우려해 마을 위 오상재에 쇠말뚝을 박고 배맨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풍산면 상죽마을 남수원씨에 의하면 못토재는 옛적에 순창으로 통하는 큰 고개였으며, 상죽의 동쪽 봉우리를 작은 아미산, 상죽마을 뒷편의 중봉을 아미산, 북쪽 암봉의 정상을 시루봉이라고 했다. 또한 순창지역 주민들은 아미산을 '배맨산' 이라고도 하는데 옛적에 산 주변에 물이 가득 차서 시루봉 정상에 있는 절구통바위에 배를 매어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양상화씨 고증과 같이 일본인들이 배산을 배맨산으로 왜곡한 듯싶다.
아무튼 아미산은 말의 꼬리 형상의 마미산, 높고 험하다는 뜻의 아미산, 여인이 요염하게 웃음 짓는 아미산, 배 모양의 배산, 배를 매 두었던 배맨산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름을 갖고 있어 하루빨리 정립해야 겠다.
역사적 의미가 살아 숨쉬는 신말주 세거지 남산대에 있는 귀래정은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자 조선의 실학자 신말주가 관직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로 서거정이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언급하여 명명한 정자다. 신말주의 부인 설씨는 강천사의 중창불사 시주를 권하는 <설씨권선문첩>(보물 제728호)을 지었고, 후손 신경준은 조선 영조의 명을 받아 우리나라 전통 지리서인 산경표를 편찬하였기에 오늘날 후손과 산악인, 지리학도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아미산은 비록 낮은 산이지만 울창한 소나무숲과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 정상에서 배미산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웅장한 모습은 이 부근에서 보기 드문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순천 방향보다는 금과 방향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더욱 정겹고 아름다워 금과의 명산으로 불린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강천산과 광덕산을 지나 덕진봉 직전의 332봉에서 동쪽으로 가지 친 지맥이 223봉과 아미산을 지나 순창과 풍산에서 여맥을 다한다. 물줄기는 섬진강에 합수되어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순창군 순창읍, 금과면, 풍산면을 경계한다.
[산행기] 아미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둘러보고 히여티재를 지나 송정마을 앞 24번 국도와 88고속도로 굴다리로 들어가면 김해 김씨 비석이 있는 곳이 산행들머리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동쪽으로 오르면 묘소가 마중 나오고 울창한 소나무마다 담쟁이덩굴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 오리목나무와 밤나무, 소나무가 서로 키 재기 시합을 하고 산새들이 심판을 보는 쉼터와 밴치가 있는 사거리(송정에서 25분 소요)에 닿는다. 북쪽은 고추장 마을이 있는 백야마을, 남쪽은 금과면 내동마을, 동쪽은 아미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걸으면 거대한 바위가 우회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전망바위에 올라서면 북쪽은 전통고추장마을, 서쪽은 양흥식 대장의 고향인 금과 방축리가 손을 흔들고, 차량들이 88고속도로와 24번 국도를 신나게 달린다. 서암산, 추월산, 광덕산, 덕진봉, 무등산, 병풍산, 불태산도 고개를 내민다. 가뭄 탓인지 재선충 때문인지 소나무들이 잎이 빨갛게 말라 죽어 마음이 아프다.
송림과 바위과 어우러진 능선을 걸으면 어느새 작은 소나무에 앙증맞은 팻말이 걸렸고 산불감시초소가 선 아미산 정상(송정에서 50분 소요)에 올라선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북쪽 회문산과 장군봉, 동쪽 순창과 남원의 고리봉, 문덕봉이 한눈에 잡힌다.
정상을 떠나 곧이어 만난 고인돌바위에게 전설에 나오는 배를 매었다는 절구통바위를 물었으나 묵묵부답이다. 암릉을 지나면 배미산이 눈에 들어오고, 거대한 바위에 설치된 철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밧줄을 타고 오르던 예전이 더 낭만적이고 스릴이 있었다.
곧이어 짐승의 혀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면 송림과 바위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진다. 뒤돌아보니 아미산의 암봉이 천연의 요새인 돔처럼 다가온다.
신선바위를 지나면 서쪽 발산, 상죽마을, 남쪽 배미산을 알리는 팻말이 마중나온다. 밋밋한 능선에 묘소와 순창군산악연맹 백산산악회의 등산로 정비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배미산(아미산에서 45분 소요)에 닿는다. 산 아래에서 보면 뾰족한데 능선에서는 밋밋하다.
배미산의 철계단을 내려오면 동쪽은 풍산, 북쪽은 순창을 알리는 팻말을 만난다. 북쪽으로 비탈길을 돌아 내려서면 염소를 기르는 아미산농장 울타리를 따라간다. 임도로 가다 밤나무농장이 있는 쉼터에서 오찬을 즐기고 출발하면 곧바로 못토재(아미산에서 1시간15분 소요)를 만난다. 풍산과 순창을 잇는 2차선 도로이며 서북쪽으로 아미산과 배미산이 쌍둥이처럼 다가온다.
못토재에서 노인에게 물으니 북쪽의 옥녀봉은 채알봉(천막을 뜻하는 차일봉의 전라도 사투리)이고, 동쪽의 바위산은 우리가 가야할 가산인데 지명 유래는 모르겠단다. 두 채의 농가가 있는 곳에서 동쪽으로 오르니 고개 못 미처 대나무숲 간이화장실이 있는 남쪽 임도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졌다. 임도가 끝나면 밤나무단지 우측으로 오르다가 너덜을 지나 잡목숲을 헤치면 삼거리다. 북쪽 능선의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가면 신경준 생가가 있는 남산이다.
남쪽 바위를 우회해서 힘들게 오르면 거대한 바위에 자리한 가산(못토재에서 1시간10분 소요)에 닿는다. 조망이 탁 트여 순창과 아미산, 무등산 등 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잡힌다. 바위능선에서 삼각점을 만나고 고리봉, 문덕봉과 순창읍을 조망한 뒤 발걸음을 재촉하면 소나무능선이 이어진다. 작은 봉우리들이 계속 나오는 소나무길을 걸으면 창녕 조씨 묘소를 만나고 임도를 거쳐 벌꿀농장의 외딴집을 만난다. 시멘트길을 5분쯤 걸으면 소 농장을 거쳐 풍산과 순창을 잇는 27번 국도변의 탄금마을(가산에서 1시간10분 소요) 앞에 닿는다.
▶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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